남미의 도시들.
멕시코의 큰 성당.(이름 까먹음)
에콰도르 키토 산프란시스코 성당
이건 멕시코 와하까의 성당
이건 페루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에 있는 성당
따뜻했던 중앙아시아 여행. 홀리데이 인 같은 프랜차이즈 숙소, 호스텔부킹에 리스트 업 되 있는 호스텔이 아닌 집안을 개조해서 만든 B&B, 민가에서 생활하고 그들과 같이 밥을 먹고 호흡할 수 있던 그 때, 내 영혼은 정말 따뜻했지. 중앙아시아에 관해서는 오직 좋은 추억 뿐이야. 거기서도 물론 귀찮게 굴고 놀리는 애들은 있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살아있었어. 그래서 참 행복했던 시간이었지.
근데 남미에서는 아니었어. 정말 언제, 어디서나 범죄 소식이 들렸지. 사람들은 파키스탄, 인도가 위험하다고 하는데 남미만큼 범죄가 일어나지는 않아.이게 무서운 게 예전 같으면 자연스럽게 카메라도 꺼내고, 사람들과 이렇게 저렇게 어울렸을텐데..... 여기서는 그럴 수가 없다. 사람들이 차가워보이고 춥다.
물론 아이아에서도 누군가에게 무언갈 얻어먹는 건 두려운 일이었어. 그렇지만, 라마단이 끝나고 여기저기서 나를 초대하고 같이 차이 한잔하자고 권하는 사람들에게서 악의가 느껴지진 않았어. 그래서 함께 어울렸고 지금까지도 생각나는 멋진 추억이야.
그런데 남미에서는 그런 게 없네......내가 스스로 벽을 치고 있고 그 높은 벽이 날 외롭게 만든다는 걸 느꼈을 때 참 씁쓸했지. 어느 장소를 갈 때마다 내 마음도 변하고 내 마음은 다시 장소로 투영돼. 나에게 남미는 추운 곳이었지.쓸쓸한 여행길이었고 앞으로 다시는 긴 여행을 혼자서 하지 않으리라고 결심하게 해 준 장소이기도 해.
이게 글쓰자마자 생각난 즉흥적인 소감이고 이제 저 사진들을 올린 이유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세상물정의 사회학>이란 책을 보고 있었는데 거기에 맥도날드화란 이야기가 나오더라. 맥도날드화란 뭐 세계적인 합리화의 다른 이름이지. 체인점이 늘어나고 각 체인점마다 같은 메뉴를 팔고 만드는 공정도 완전히 같고, 고객대하는 매뉴얼도 같고....(미국이나 한국에서 같은 메뉴를 파는 것처럼) 모든 세세한 부분이 합리적으로 경영되고 표준화된다, 이게 문제가 되는 게 맥도날드가 내세우는 표준화된 체인점이 여기저기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각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지역 문화는 사라지고 프랜차이즈 체인점만 늘어난다. 도시는 모노톤으로 바뀐다. 어딜 가나 같은 음식을 판매하는 곳만 있다면....그거 만큼 지루하고 재미없을 수 없겠지.
사실 저 맥도날드화란 말을 들으면서 난 중남미가 생각났다. 망할 스페인놈들이 가는 지역마다 학살하고 지역문화를 초토화시키고 지내 식민지를 만들었다. 도시들은 다 스페인식으로 재편되었다. 도시 중앙에는 성당이 있어야 하고 플라자 데 아르마스가 있다. 이건 정말 중남미 어느 도시를 가나 같았다(아, 쿠바는 좀 달랐던 듯.)
처음 멕시코시티를 여행할 때만 해도 이런 줄 몰랐기에 성당을 보는 게 재밌었다. 그러나 후로 갈수록 같기만 한 도시를 보는데 아주 질렸다. 저 놈의 성당 보기만 하고 안은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지겨워졌다.
스페인 놈들이 한 건 식민지화이지만, 지네식으로 만든다는 게 얼마나 재미없고 모노톤 세상을 만드는지...
얼마나 삭막한 세상을 만들었는지를 생각해 보게 됐다.
참고로, 저 사진에 있는 쿠스코, 부에노스 아이레스, 아바나, 멕시코시티, 와하까는 독자적인 지역문화가 강하게 있는 곳이다.(키토는 제외). 그냥 사진이 없다 보니 각 도시들마다 있는 성당의 이미지를 대체하기 위해 넣었다. 이런 지겨움이 절정에 달했던 건 콜롬비아였지.
신의 이름으로 체계적으로 개조시키는거나, 맥도날드화나 재미없는 세상 만드는 건 매한가지.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난 곳을 가보고 싶다 중동이나 중앙아시아 같은....
아직 세상에 그런 곳이 남아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