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삶이란/diary

적도 박물관을 정리하려다가....

꿈꾸는 카메라 2014. 4. 4. 17:34



늦은 밤, 오늘 다녀 온 적도박물관 내용을 정리하려다가 도니 브래스코(1997)를 봤다.


영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조직에 잠입한 FBI 비밀요원의 이야기.


다만 무간도나 한국의 신세계와 다른 점은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는 점.


 이 영화가 표면상으로는 마피아들의 이야기를 하지만 안의 뼈대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생전 알지도 못하는 놈을 받아들여 조직에서 살아나갈 수 있게 도와주고 


  한 평생을 따까리 짓만 하다가 일생일대의 기회가 왔음에도 자기 밑에서 몇 년을 키워 준 후임이


 배신을 한 것 같다는 의심 속에서도 받아들이고


(니가 요원이면 난 마피아 역사상 최고의 멍청이가 되는거야-알 파치노)


 실제로 그가 요원임이 밝혀진 후에도 그를 인간으로 대접하는 알 파치노를 보면서


 이런 게 아버지의 삶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무서워하고 경외하는 마피아의 삶


실상은 30년을 일해도 변두리로 밀려나기만 하는 삶


기대하고 의지하던 존재에게서 배신당하는 느낌을 받아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삶((그래도) 내 아들이니까-알 파치노.극 중 실제 아들이 약물중독으로병원에 입원했을 때


나는 네가 누구라도 상관없어. 나는 너와 있던 그 시간들이 좋았어-알 파치노. 도니의 정체가 밝혀진 후)


뭔가 회한이 밀려온다


내가 그런 삶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하는 생각.


집에서도 내가 때려치고 나간다 했을 때 많이 희생했겠구나라는 생각.


새벽 3시, 담배를 피러 옥상에 올라갔지만


내 주위는 물론 이 키토 거리에는 아무도 없다.


 얼음처럼 차갑고 쓸쓸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