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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27. 02:47 내게 삶이란/diary

 

 

언젠가는 나도 영화처럼 멋지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 like a movie star <태양은 가득히>의 알랭들롱처럼 위태롭지만 강렬한 청춘이 되고 싶었지. 이 사진의 주인공들처럼. 영화에 나올 한 장면을 완성하고 싶었지.

 

 

 

때로는 히피가 되기도 하고. 카메라 하나만 들고 세상을 유랑하던 날들. 최저낙원에서의 생활은 달콤했어

 

미친듯한 기타 연습의 날들. 존 메이어처럼 될 수 있다면. 열망의 나날들.

 

 

 

 

나는 내가 갖지 못했던 모든 것을 열망했다.

 

토니 몬타나처럼.

 

상상에는 한계가 없었다.

 

상상 속에서 나는 엘도라도를 찾아 나서는 인디아나 존스였고

 

기타를 잡은 나는 존 메이어였다.

 

돌이켜 보면 참으로 서투른 청춘이었다.

 

여행은 내 청춘의 레지스탕스,

 

 형벌의 집행유예였다.

 

 

여행하는 순간만은 내 자신으로 돌아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린 왕자 시절의 나로.

 

이 곳에서만은 시라노처럼, 광식이 동생 광태의 광식이처럼

 

말죽거리 잔혹사의 현수처럼. 시네마천국의 토토처럼.

 

 당하고 살지는 않겠지.

 

멋지게 살 수 있다고

 

믿었었다.

 

어리석게도.

 

 

 

중남미 여행은 달랐다.

 

멕시코에서부터 우수아이아까지.

 

어디선가 본 듯한 이주민들의 도시가 이어졌다.

 

그리고 범죄가 있었다.

 

어느 도시를 가도 범죄에 당한 사람 한 둘은 꼭 나왔다.

 

순수한 세계,

 

꿈과 모험의 세계는 없었다.

 

여행이 점점 무의미해졌다.

 

 

20대를 수 놓았던 아시아를 생각한다.

 

아시아 여행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향수였다.

 

사람을 돈으로 보지 않고 사람을 사람답게 대우해주는

 

현지인들. 그들과의 만남.

 

전혀 본 적없던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은

 

내 존재를 무한히 확장시켜 주었다.

 

 

여기에 중남미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이제는 꿈을 깨고, 현실을 보라고.

 

아시아 여행을 했을 때 나는 학생이었다.

 

그래서 여행 후에도 돌아올 곳이 있었고

 

소속이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지금 나는 좋게 말하면 백수

 

말죽거리 잔혹사의 천호진의 말에 따르면

 

잉여인간이다.

 

세상에 저항하고자 했지만

 

다시 시험을 준비하는 취준생.

 

그게 나의 현실이다.

 

 

 

여행은 언젠간 끝난다.

 

운이 좋아 다시 순수의 세계를 만날 수 있더라도

 

거기에서 평생을 살 순 없다.

 

나는 한국어를 쓰는 한국인이니까.

 

그들에게 결국 나는 이방인이니까.

 

 

이제 여기서 살아야지.

 

지난 3년의 경험으로 깨달은 게임의 법칙을 실천하며

 

수단과 방법보다는 결과를.

 

먹지 않으면 먹힌다는 걸.

 

다시 죽임 당할바에야 차라리 죽여버릴래.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고 내 지난 날이 떠올라 끄적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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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11. 00:19 내게 삶이란/diary

200811일 아침, 나는 중국 칭따오의 겨울해변에 있었다. 중국부터 이란까지, 다시 이란서부터 지금 이곳까지 육로로 오는 긴 여행을 하고 난 후 마지막 종착지가 바로 이 곳 칭따오였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환대를 받으며 여행했고, 처음 보는 아시아는 사진에 담기엔 너무나 거대했고 황홀했다. 이 바닷길을 따라 해변을 걷는 동안, 태양이 나에게 빛을 비추고 있었다. 옆으로 옆으로 가도, 바다를 건너 온 태양빛은 내가 가는 길을 비춰주었다. 그 때, 세상은 내게 열려있었다.


201411, 프로그램 100회 특집을 마치고 나는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냈다. 더 이상 무언가를 더 만들 수 없을 정도로 난 지쳤다. 힘들 거라는 걸 각오하고 들어갔지만 현장은 상상 이상이었다. 많은 고통이 있었고 더 이상 달릴 힘이 내겐 남아있지 않았다. 언젠가 나아질 거란 기다림은 기다리는 힘을 마모시켰다. 사표를 내고 난 다시 긴 여행을 떠났다.


 지난 6년간 많은 꿈을 꿨고 가보고 싶은 것도 많았고 되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 많은 꿈을 이루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이 행복하지는 않았다. 피디라는 명함을 얻고 돈을 받기는 했으나 내가 한 일과 내가 받은 고통에 비함 그건 약과였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 시도때도 없이 일어나고 거기서 난 무언가를 선택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런 선택은 큰 고통이었다. 앞이 하나도 안 보이는 상황에서 한 수, 한 수를 둬야 했고 선택할 당시에는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오는 지를 전혀 알지 못했다. 가능하면 모든 경우의 수를 껴안고 가고 싶지만 시간과 상황이라는 괴물은 나를 극단의 상황으로 몰아갔고 난 배제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는 나중에 편집실에 와서야, 혹은 방송이 나가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예민했던 나는 내가 무엇을 실수했는 지를 너무 잘 알기에 방송이 나가는 동안 너무 괴로웠다. 나름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너무나도 많은 시련이 내게 주어졌었다. 난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욥기에 나오는 것처럼 신의 뜻인지 아니면 운명인지, 혹은 인연인지 알고 싶었지만 난 그 이유를 끝내 알 수 없었다. 사후에 이런 저런 연결고리를 이어서 의미를 만들 수는 있지만 그게 앞으로도 지속될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 그저 상황은 주어졌고 난 거기에 대항해서 싸워야 할 뿐이었다. 아시아 여행을 할 때, 난 많은 사람들에게 초대를 받고 잊지 못할 선물을 받고 마음을 받았다. 그 넓은 대륙을 돌아다니면서 별 사고도 없었다. 그저 운이 좋다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반대로 내가 한국에서 일을 할 때 나는 잘못된 만남으로 인해 너무 큰 대가를 지불하고 나와야만 했다. 이 두 개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도 없었다.

그러나 이런 경험은 적어도 내게 몇 가지 시사점을 주었다. 세상 일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지금도 모르고 앞으로도 알 수 없을 거라는 점이다. 난 그저 최악의 경우를 피하고 또 내 최소한의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내 마음 안의 세계에 대해서라면 너무 큰 기대치는 나나 주변을 황폐화시킨다는 점, 또 내가 간절히 갖고 싶었던 건 결국 만족이었고 또 사랑이었다는 점만을 알게 됐다.


 이제 앞으로 3개월 후면 2015년이 된다. 내가 칭따오에서 세상에 대한 환희를 느낀 지는 벌써 7년이 됐다. 201511일에 내가 한국에 있을지, 어디에 있을지는 나도 모른다. 심지어 내가 일을 하고 있을지, 아니면 계속 취업준비생의 생활을 할지도 전혀 알 수 없다. 나는 잡스가 아니기에 배고프고 바보같은 상태로 계속 전진할 수는 없다. 그저 관계 속에서 행복할 수 있는 삶이 오기를.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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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꿈꾸는 카메라
2014. 8. 23. 01:03 내게 삶이란/diary




멕시코의 큰 성당.(이름 까먹음)

에콰도르 키토 산프란시스코 성당

이건 멕시코 와하까의 성당

이건 페루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에 있는 성당



따뜻했던 중앙아시아 여행. 홀리데이 인 같은 프랜차이즈 숙소, 호스텔부킹에 리스트 업 되 있는 호스텔이 아닌 집안을 개조해서 만든 B&B, 민가에서 생활하고 그들과 같이 밥을 먹고 호흡할 수 있던 그 때, 내 영혼은 정말 따뜻했지. 중앙아시아에 관해서는 오직 좋은 추억 뿐이야. 거기서도 물론 귀찮게 굴고 놀리는 애들은 있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살아있었어. 그래서 참 행복했던 시간이었지.


근데 남미에서는 아니었어. 정말 언제, 어디서나 범죄 소식이 들렸지. 사람들은  파키스탄, 인도가 위험하다고 하는데 남미만큼 범죄가 일어나지는 않아.이게 무서운 게 예전 같으면 자연스럽게 카메라도 꺼내고,  사람들과 이렇게 저렇게 어울렸을텐데..... 여기서는 그럴 수가 없다. 사람들이 차가워보이고 춥다. 


물론 아이아에서도 누군가에게 무언갈 얻어먹는 건 두려운 일이었어. 그렇지만, 라마단이 끝나고 여기저기서 나를 초대하고 같이 차이 한잔하자고 권하는 사람들에게서 악의가 느껴지진 않았어. 그래서 함께 어울렸고 지금까지도 생각나는 멋진 추억이야. 


그런데 남미에서는 그런 게 없네......내가 스스로 벽을 치고 있고 그 높은 벽이 날 외롭게 만든다는 걸 느꼈을 때 참 씁쓸했지.  어느 장소를 갈 때마다 내 마음도 변하고 내 마음은 다시 장소로 투영돼. 나에게 남미는 추운 곳이었지.쓸쓸한 여행길이었고 앞으로 다시는 긴 여행을 혼자서 하지 않으리라고 결심하게 해 준 장소이기도 해. 


이게 글쓰자마자 생각난 즉흥적인 소감이고 이제 저 사진들을 올린 이유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세상물정의 사회학>이란 책을 보고 있었는데 거기에 맥도날드화란 이야기가 나오더라. 맥도날드화란 뭐 세계적인 합리화의 다른 이름이지. 체인점이 늘어나고 각 체인점마다 같은 메뉴를 팔고 만드는 공정도 완전히 같고, 고객대하는 매뉴얼도 같고....(미국이나 한국에서 같은 메뉴를 파는 것처럼) 모든 세세한 부분이 합리적으로 경영되고 표준화된다, 이게 문제가 되는 게 맥도날드가 내세우는 표준화된 체인점이 여기저기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각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지역 문화는 사라지고 프랜차이즈 체인점만 늘어난다. 도시는 모노톤으로 바뀐다. 어딜 가나 같은 음식을 판매하는 곳만 있다면....그거 만큼 지루하고 재미없을 수 없겠지.


 사실 저 맥도날드화란 말을 들으면서 난 중남미가 생각났다. 망할 스페인놈들이 가는 지역마다 학살하고 지역문화를 초토화시키고 지내 식민지를 만들었다. 도시들은 다 스페인식으로 재편되었다. 도시 중앙에는 성당이 있어야 하고 플라자 데 아르마스가 있다. 이건 정말 중남미 어느 도시를 가나 같았다(아, 쿠바는 좀 달랐던 듯.) 

처음 멕시코시티를 여행할 때만 해도 이런 줄 몰랐기에 성당을 보는 게 재밌었다. 그러나 후로 갈수록 같기만 한 도시를 보는데 아주 질렸다. 저 놈의 성당 보기만 하고 안은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지겨워졌다.


 스페인 놈들이 한 건 식민지화이지만, 지네식으로 만든다는 게 얼마나 재미없고 모노톤 세상을 만드는지...


얼마나 삭막한 세상을 만들었는지를 생각해 보게 됐다. 


참고로, 저 사진에 있는 쿠스코, 부에노스 아이레스, 아바나, 멕시코시티, 와하까는 독자적인 지역문화가 강하게 있는 곳이다.(키토는 제외). 그냥 사진이 없다 보니 각 도시들마다 있는 성당의 이미지를 대체하기 위해 넣었다. 이런 지겨움이 절정에 달했던 건 콜롬비아였지.  


신의 이름으로 체계적으로 개조시키는거나, 맥도날드화나 재미없는 세상 만드는 건 매한가지.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난 곳을 가보고 싶다 중동이나 중앙아시아 같은....


아직 세상에 그런 곳이 남아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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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7. 20. 17:40 내게 삶이란/diary

전 글에서 이과수 폭포 사진 올리다가 다 올리진 못한 것 같아서 몇 개 더 올린다


2014. 6월 초에 이과수 폭포는 비가 너무 많이 왔다


그래서 평소에 갈 수 있는 지역도 갈 수 없게 된 지역이 많았디. 


이 사진들은 그 때 찍었던 것들이라 폭포가 흙탕물 투성이다.


바로 옆에서 보는데 물의 에너지가 어마어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초적인 파괴신으로서의 물이라고나 해야 할까??


저기 휩쓸렸다간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들었다.


뭔가 경외와 공포로서의 물이라고나 할까?그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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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7. 4. 17:56 내게 삶이란/diary

도서관에서 이런 저런 책을 보다 바람 쐬러 밖으로 나온다.


눈 앞에는 이런 저런 콘크리트 건물들과 나무들이 있네.


오랜만에 보니 20년동안 산 춘천도 약간 낯설다.  


아무 일도 안 하고 풍경만 보다보니


 문득 과테말라 티칼이 떠오른다.


여기도 나무들과 건물들로 구성된 건 다를 바 없지.


그 피라미드들이 크건 뭐 알 수 없는 마야문자로 써져 있건 그것들은 내게 큰


감흥을 일으키진 않았다.


그런데 거기에서 불가사의한 느낌??뭔가 이질적이고 강렬한 게 느끼게 해 준 건


자연환경이었다.


끝도 없이 펼쳐진 마야의 숲. 밀림. 


이 숲 속에 있다보면 이상한 동물소리, 어둠 속에 무언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대체 이 숲은 어디서 끝나는 지..... 위에 올라가서 봐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밀림.......


어떤 신전이든 건물이든 거기에 신성함을 일으켜주는 건 자연이었던 것 같다.


인도 라다크도 그랬고, 미얀마 바간도 그렇고.......


그렇다고 여기 한국 강대가 후졌다 뭐 그런 건 아니다.


예전에 여행 갔다 와서는 그렇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요새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여기도 티칼처럼 2~300년 잊혀지면 이 나무들이 건물들을 다 덮어버리겠지...


그러면 어떤 풍경이 될까??? 종종 상상하곤 한다.


강대의 끝도없이 이어지는 계단에서 전함 포템킨의 오뎃사 계단 씬, 언터처블의 총격씬을 상상한다.


수많은 여행지를 다니며 봤던 풍경과 현실의 풍경은 항상 내가 새로운 상상을 하게 해준다.


그게 여행의 축복이라면 축복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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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4. 17:34 내게 삶이란/diary



늦은 밤, 오늘 다녀 온 적도박물관 내용을 정리하려다가 도니 브래스코(1997)를 봤다.


영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조직에 잠입한 FBI 비밀요원의 이야기.


다만 무간도나 한국의 신세계와 다른 점은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는 점.


 이 영화가 표면상으로는 마피아들의 이야기를 하지만 안의 뼈대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생전 알지도 못하는 놈을 받아들여 조직에서 살아나갈 수 있게 도와주고 


  한 평생을 따까리 짓만 하다가 일생일대의 기회가 왔음에도 자기 밑에서 몇 년을 키워 준 후임이


 배신을 한 것 같다는 의심 속에서도 받아들이고


(니가 요원이면 난 마피아 역사상 최고의 멍청이가 되는거야-알 파치노)


 실제로 그가 요원임이 밝혀진 후에도 그를 인간으로 대접하는 알 파치노를 보면서


 이런 게 아버지의 삶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무서워하고 경외하는 마피아의 삶


실상은 30년을 일해도 변두리로 밀려나기만 하는 삶


기대하고 의지하던 존재에게서 배신당하는 느낌을 받아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삶((그래도) 내 아들이니까-알 파치노.극 중 실제 아들이 약물중독으로병원에 입원했을 때


나는 네가 누구라도 상관없어. 나는 너와 있던 그 시간들이 좋았어-알 파치노. 도니의 정체가 밝혀진 후)


뭔가 회한이 밀려온다


내가 그런 삶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하는 생각.


집에서도 내가 때려치고 나간다 했을 때 많이 희생했겠구나라는 생각.


새벽 3시, 담배를 피러 옥상에 올라갔지만


내 주위는 물론 이 키토 거리에는 아무도 없다.


 얼음처럼 차갑고 쓸쓸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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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2. 21. 13:56 내게 삶이란

아무튼 떠나라

다다를 데 없는 그 지점에서 일어서라

그것이 소생이다

김시종  <내일> [계기음상]


 회사에서 일할 때는 주말에 그렇게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었지.

 정말 일만 죽도록 해야 했어.

 일이 다 끝난다 하더라도 방송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쉽게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지.

 어쩌다 쉬는 날도 여자친구 만나느라고 완전히 쉬는 것도 아니고.  

 절실하게 아무 일도 안 하고 빈둥댈 수 있는 시간을 원했었어

지금은 모든 부담을 떨쳐 버렸기에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내 의지대로 보이는 곳 중 가고 싶은 곳을 가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있다. 

이제야  시간의 주인이 된 느낌이다.

 태평양을 건너 영어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 와서야 이런 감정을 느낀다

 침대에서 빈둥댈 때,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내가 찍은 사진에 스스로 대견해할 때, 난 커다란 만족감을 느낀다

이 모든 것을 준 여행에도 분명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런데 문득 순간순간 이 생활에 대한 회의가 든다.  


-지금은 이렇게 좋지만 내가 이렇게 여행을 할 수 있는 것도 돈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여행도 결국에는 온 몸으로 느끼는 소비의 일종이 아닐까?

-소비가 끝나면 다시 돌아가 일을 해야 하는 건가?


20대에 불같은 사랑, 내 삶에서 그건 여행이었다. 한 때는 평생 여행을 하며 살고 싶었다. 

30대가 되서 일도 하고 좀 더 세상을 본 결과, 여행을 하면서 평생을 살 수는 없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은 사회를 벗어나 혼자서 살 수는 없다. 그가 아무리 예수라도 그의 의견을 들어 줄 사람이 있어야

사람인 것이다.

또한 본인의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선 이 사회에선 돈을 벌어야 한다. (아님 월든처럼 혼자서 낚시하고 집 짓고 살던가) 

여행을 하면서 돈을 번다? 

20대에 대학을 중퇴하고 각 워킹홀리데이 협약을 맺은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일하고 여행하는 친구들을 봤다

아예 머리를 드레드로 바꾸고 스스로 수공예품을 만들어 팔면서 살아가는 히피들을 봤다

움막을 만들고 물고기를 잡으며 생활하는 히피도 봤다


그런데 그 삶이 지속 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20대가 끝나도 워킹을 할 수 있는가? 어딘가에는 정착을 해야 

하지 않는가?


무엇보다 히피처럼 한 자리에 눌러 앉아버리는 걸 더 이상 여행이라고 부를 수는 있는가? 

오랜 여행으로 내가 깨달은 건 여행은 결국 생활이 있을 때 여행의 가치가 생긴다는 점이다.


생활이 있어야 여행이 있고 여행이 있을 때 생활이 있다.  

마치 음과 양처럼.

여행이 빛인 줄 알았건만 그것은 환상이었다.

생활이 음지에서 떠받치고 있을 때 가능하다는 걸 이제서야 깨닫는다.


생활에서 나오는 돈이 있을 때 여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여행도  예전처럼 가슴이 터질 듯한 설렘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물론 소소한 만족과 설렘이 있기는 하다. 확실히 피디생활할 때보다 긍정적인 감정을 많이 느낀다


그런데 언젠가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서 일을 해야 한다. 가서 나의 몫을 다해야 한다.

다시 또 피디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숨이 막혀 온다. 이 일이 싫은 건 아니지만 사람들의 이기심에

진절머리가 난다. 자기 일만 해서는 방송의 퀄리티가 나아질 수 없기에 조금 더 많이 요구해야 하는

나의 입장과 정해진 일을 하려고 하는 그들의 입장. 어느 순간 나의 것을 훔쳐가는 익명의 사람들.

그들을 조절해야 하는 그 일을 다시 또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내가 무슨 일을 할 줄 아느냐 하면 그것도 딱히 생각나는 것도 지금은 없고.

방황의 시기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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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2. 3. 05:48 내게 삶이란

서울에서 에어캐나다를 타고 밴쿠버까지 왔다. 비행기 안이 너무 건조해서 눈에 계속 인공눈물을 넣어뒀다. 

밴쿠버에서 3시간동안 대기타다가 캐나다 시간 오후 1시 55분에 멕시코 시티로 넘어간다. 9시 50분 도착이니 약 8시간을 비행하는 건가? 아까 서울서 밴쿠버 올 때 10시간 비행한 것도 피곤해 죽을 뻔 했는데 여기서 한 번 더해야 한다니..... 몸이 뻐근해 죽을 지경이다.


 전에 회사 다니면서 여행할 땐 시간이 항상 너무 아까웠지. 특히 한국으로 돌아갈 때면 회사에 가기 싫다는 생각만 계속 했었어. 지금은 그 때에 비함 여유로우니 그건 좋다. 대신 집안의 엄청난 반대에 부딪쳤고 그것 때문에 다시 또 고심하게 된다. 나는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 중남미에서 몸 뿐 아니라 마음도 방황할 것 같다.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유심히 지켜 본다. 다들 무언가에 짜증이 나고 지겨워 하는 표정이다. 해외라고 해서 한국이랑 다를 것도 없구나. 일한다는 건 지루함을 견디는 건지? 돈을 보고 일하는 게 현실적으로 맞는 건지? 하루에도 여러 가지 의문이 든다. 이 의문들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건지..... 누군가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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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26. 16:02 내게 삶이란

 

예전에 그러했듯이 나 지금도 그러하여

 

생각없이 쉽사리 사랑에 빠지거늘

 

벗이여 믿겠는가, 아름다운 이 바라봄에 감동없고

 

수줍음도 다정함도 비밀스런 흥분도 없다면.

 

사랑은 평생동안 얼마나 나를 희롱하였나?

 

키프리스가 던져 놓은 기만의 그물에 걸려

 

어린 솔개처럼 버둥댄 적 한 두번이 아니건만

 

백 번의 모욕에도 깨닫지 못하고

 

새로운 우상에게 다시 애원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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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31. 16:35 내게 삶이란


 새하얀 눈밭을 걸어가니

그 걸음 흐트러져서는 안되리

내 오늘 찍어놓은 발자국

뒷사람들 따라 걸을 것이니

-서산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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